Laborador :: 누군가의 녹취록

Original Species/Laborador 2024. 10. 10.

해당 게시물은 닫힌 종족 '라보라도'의 탄생 비화와 관련된 설정에 대해 다룹니다. '고참 연구원'으로 지목된 개체에 한하여 설정을 자유롭게 사용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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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들어라,
너희들은 오직 연구를 위해 태어났으며,
연구를 위해 살아갈 위대한 자들.
라보라토리(Laborato-Re) 프로젝트의 걸작품들이다.
앞으로 너희는 우리들의 연구를 도울뿐만 아니라, 나아가 너희들만의 연구를 이뤄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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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어보고 싶은 것이 많아 보이는 얼굴이구나.
차근차근 설명해 주마.
 

* 라보라도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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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명, 라보라토리에서 따왔다. 영어로 연구소라는 뜻이기도 하지. 왜, 단조로워서 실망했니?

그런데, 이렇게 변한 너희들의 모습을 보면 어쩐지... 소장님이 기르던 라보라도 리트리버가 생각나더구나. 잘 지은 이름 같아.

그래. 우리는 너희들을 '만들어냈지'. 그것은 이 연구소에서 만들었던 수많은 인공 생명체와 조금 차별화된 과정이었지만, 본질적으론 동일했다.

 

너희는 우리의 실험체이자, 자식이며, 동시에 동료이자 후배 연구직원이다. 지금도 그 마음은 조금의 변함도 없다.

 

대부분의 생명들에게는 그들에게 유전자를 제공한 어버이들이 있어. 그리고 태어난 개체는 그들을 따르며 본능적인 유대감을 지닌다. 하지만 달리 말하자면 우리는 너희를 만들었되, '낳지 않았다'. 우리를 어버이처럼 생각하고 따르는 건 자유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야. 앞으로는 필요에 따라 너희가 너희 종족들의 첫 어버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숭고한 생명의 탄생보다, 새로운 연구원 동료의 영입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모성애, 부성애, 그리고 효孝에 관련된 모든 감정들. 가족과 그 구성원의 유대를 위한 중요한 본능 중 하나지. 하지만 너희들은 '연구원'이지 않니. 서로에게 지나친 감정을 가졌다가는 좋지 않은 최후를 맞았을 때 연구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어. 따라서 우린 너희의 연구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식욕, 수면욕, 성욕을 가능한 한 지워냈으며, 영구 기관에 의하여 배설된 젤은 또 다시 섭취하더라도 문제가 없도록 했다. 너희에게 앗아가는 것이 많지만, 부디 너희를 위한 행동임을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사랑'이란 상상 이상으로 종류가 많다. 너희들이 연구에 가지는 지극한 관심 역시 내재된 본능이자 사랑의 한 종류야. 그러므로 우린 너희에게 사랑의 권리까지 앗아가지는 않았다. 원하는 만큼 서로를 사랑하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가거라.

 

* 라보라토리 프로젝트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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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하던 차장님의 모습. 참고로 나는 여기 없었어.

 

클리오네 같은 생명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다.

 

클리오네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다고? 대단한데. 벌써 연구실의 책을 읽어본 거니?

기특하구나. 가볍게 다시 설명하자면, 우리는 그 동물의 영속성永續性에 주목했어.

한번 식사하면 반년이 넘어가도록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됐지.

체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그것을 이론상 무한히 유지할 수 있는 생명체......

 

본래 우리는 인공 생명체, '호수'를 생산하는 연구에 매진해 있었어.

호수가 무엇이냐고? 아, 너희는 잘 모를 수도 있지.

기계로 만들어진 존재들이었다. 기계 심장과 에너지를 가진 액체로 숨을 쉬었어.

그러다 신체가 노화되면 그 생명의 연료가 체내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는데,

그것을 막기 위해 호스나 유리관을 붙여 개조하기를 반복. 결국 기괴한 모양새가 되고 말았지.

흉물스럽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 그저 이렇게 불완전하게 만든 우리가 미안했을 뿐.

그럼에도 정말 아름다운 존재들이었다. 난 아직도 6호의 그 눈을 잊지 못해.

그러나 이들에게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닫고 말았지. 우리에겐 영원한 존재가 필요했다.

언제나 우리의 곁에 있어줄, 그리고 언젠가는...... 이 연구실을 이어받을 수 있는 영구한 지성을 가진 제자들이.

 

* 프로토타입(진화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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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당시의 '라보라토리 프로젝트'와 진화 양상.

그래, 우리가 탄생시켰던 '태초의 라보라도'는 수인형 종족이 아니었다. 달리 말하자면 심장이 머리 부분에 부유하는 오브젝트 헤드형 종족에 근접했다고 볼 수 있겠구나.

 

굉장히 커다란 키를 가지고 있었다. 다 이유가 있어. 그때 당시 우리는 키가 작은 연구원들이 많아서, 높은 곳에 있는 자료를 손쉽게 꺼낼 수 있는 몸을 누구보다도 원했었다고. 그 키를 가진 너희들을 올려다볼 때면, 괜히 우리는 이 연구소의 미래가 그려지며 절로 희망적인 기분이 되었다. 너흰 그런 존재들이었어.

 

너희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호수'는 기계로 된 몸을 가지고 있었지. 달리 말하자면 외부적인 수복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자연회복을 하지 못한다면 우리 인간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 그것만은 싫었다. 우리가 없어도 너희들만의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좀 더 유동적이고 생명력을 가진 바디를 써야 해. 우리가 선택한 재료는 나무였다. 이 인근에서 구하기 쉽고, 또 가공도 간단하지. 피치 못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너희들만의 힘으로 새로운 개체를 '생산'해낼 수 있도록, 또 심장이 공격받으면 그 즉시 수복할 수 있도록 생명의 연료가 응축된 물질이 심장 주변에 부유하도록 했어. 우리끼리는 이걸 이라고 부르는데, 너무 직관적인 작명인가?

 

시간이 흘러 이 젤이라는 물질이 너희의 몸 전체를 대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 그 실험의 일환으로 너희들의 베이스에 천천히 젤의 비율을 추가하기 시작했다. 부작용이라고 해야 하나? 젤의 생명 에너지가 우리가 손수 입힌 연구복을 신체의 일부로 받아들인 건지, 가죽이 팔 부분과 완벽하게 밀착하여 마치 연구복의 모양새를 띠게 되긴 했지만 말이다. 오히려 실험에 있어 복장이 불량할 일은 없으니 나로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패션의 선택지가 줄어든 것은 유감이구나.

 

우리는 체내의 에너지를 영구히 순환시킬 수 있는 생명체를 원했다. 그랬기에 연료를 순환하고 유지시키는 부위인 심장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어 양상을 지켜보기 편하게 하였어. 하지만 어느 정도 경과가 보이자, 우리는 너희들의 심장보다도 너희들과의 소통에 집중하고 싶어졌다... 그래, 너희가 생각해도 우린 참 감정적인 인간들이었어. 그래서 신체 꼭대기에 있던 '심장'은 곧 표정을 보이고 눈을 맞출 수 있는 '얼굴'이 되었고, 심장을 보호하던 젤은 지금 너희들에게 장식에 불과한 '더듬이'의 형태로 남게 되었다.

털이 자라난 이유는 잘 모르겠구나. 그러고 보니 차장님이 복슬복슬한 것을 강조해서 브리핑하긴 하셨지. 아마 너희들끼리만 있게 되더라도 서로의 온정이라는 걸 잊지 말길 바라지 않으셨을까.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으려고 한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변천사라고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보니 많이 달라졌지?

키가 큰 연구원은 그만큼 '원본에 가까운 자', 키가 작은 연구원은 그만큼 '진화를 거듭한 자'. 어느 쪽이든 차별받을 이유는 없다.

 

이런 모습이 되었으니 아마 너희들은 많은 곳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 것이다. 부디 그 비상한 머리를, 무궁무진한 재능을 더 넓은 무대에서 뽐낼 수 있기를 바란다.

 

* 중앙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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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생체 공학 물질 연구 목적 센트럴 센터, 그것이 이곳의 원래 이름이다.

부르기 어려우니 앞으로는 그냥 '중앙 연구소'라고 부르도록 하거라. 거추장스러운 이름은 너희 세대에 와서는 아무 의미가 없어질 것이야. 적당한 이름이 떠오르면 너희 중 높은 직책의 연구원들이 상의하여 민주주의적인 방식으로 정하는 게 좋겠다.

 

길게 알 것은 없겠지만... 그런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면 말해주지 않을 수 없겠구나. 맞아, 너희들의 체내를 구성하는 영구 생명 에너지 물질, '젤'을 탄생시키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이들의 연구소였지. 지금은 그 목적을 이루었으니, 모두가 각자 주력으로 삼던 분야로 흩어져 개인적인 연구를 일삼을 가능성이 높다.

이 연구소를 떠나지는 않을 거냐고? 에이, 그럴 수 있을 리가. 우리는 우리가 만든 생명체를 버리고 떠날 수 있을 만큼 강한 사람들이 아니라서. 이젠 가족이나 다름 없어. 서로가 서로에게. 무슨 말인지 알겠지?

 

...그래, 그래. 못 속이겠군. 이 연구소는 지금 외부와 완전히 단절되어 있단다. 아무래도 생명을 다루는 연구소였다 보니,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생명체라는 것이 자연발생될 수 없는 외부 환경으로 통제되고 있어. 우리는 그런 조항에 동의하고 자발적으로 이 불모지에 들어왔다. 벌써 몇십 년째인지 몰라. 바깥이 '멸균 상태'가 된 지 말이야... 그러니 연구소에서 일정 범위 밖으로 나가게 되면 생사를 장담할 수 없어. 그게 우리들이 연구소에 줄곧 남아 있었던 이유다. 그래도 너희들이라는 걸작품, 차세대의 연구원들이 탄생했으니 아직 희망은 있다고 할 수 있지.

라보라도들에겐 어떻냐고? 글쎄, 죽지는 않겠지만... 아마 너희들의 생명 에너지, 그러니까 '젤'에게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후에 차원 이동 장치라도 개발할 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건 우리 세대가 만들기엔 시간이 너무나도 부족해. 하지만 너희들이 있다면...

 

좋아, 그럼 우리 연구소의 최종 프로젝트는 차원 이동으로 해 볼까. 우리의 숨이 다할 때까지 연구할 것이 생기겠구나. 그리고 너희들이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몰라. 그럼... 함께할 준비는 됐지, 파트너?

 
:::: 녹음 내용 끝. 녹취록 열람 가능자, 인간 연구원 81인 외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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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간 연구원 베르나도의 사망, 211년 전.
제303번 차원의 마지막 인간 사망, 205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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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보라도 연구' 목적으로 희생된 라보라도 연구원 수, 36명.
<라보라도 연구 일지> 기록 종료 및 정보 극비 처분, 199년 전.
동년, 차기 중앙 연구소장으로 '파트너' 취임.
동년, 라보라도 연구 지침 제0조항 '동족을 대상으로 한 연구 금지'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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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이동 프로젝트>의 성과물인 차원 이동 포탈 임상 실험 종료, 113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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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연구소장, '파트너'의 미공개 초상화.

선대 인간 연구원들이 있던 시절부터 중앙 연구소에 이바지해 온 몇 안 되는 '고참 연구원' 중 하나.

선대 생존 당시 말단 연구원의 총애를 받을 뿐이었으나 현시점에서 그가 소장이 된 데에 다른 고참 연구원들은 이견을 가지지 않는다.

이름의 유래는 말단 연구원 '말로'의 애칭. 스스로 지을 기회가 몇번이고 있었지만,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원치 않았다.

 

중앙 연구소의 마지막 인간이 숨을 거두고, 남은 라보라도들은 살아남은 자신들에 대한 호기심을 참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라보라도들 사이에서 서로 행하는 비윤리적 생체 실험이 거듭 일어나기 시작.

동족을 상대로 연구욕을 채우기 위해 죽고 죽이는 것은 다반사일 정도로 말로 이룰 수 없는 사건사고들이 발생했고,

이를 막기 위해 동족들이 시도하려 했던 실험 전부를 자신의 신체로 스스로 행하여 더 이상의 희생 없이 연구를 종료시켰다.

라보라도 소개문의 모델이 된 것은 그가 <라보라도 연구 일지>의 내용 대다수에서 모델이자 피실험체를 자처했기 때문.

 

그의 목에 남은 흉터는 목이 잘려나간 채로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지 시험한 결과였다. 의식을 잃지 않고 버틴 최고 기록은 2분 1초.

 

좋아하는 것은 슬라임을 가공한 다양한 음식들. 그 외에도 포옹이나 동지애 등, 선대 연구원들의 행동 양상을 자주 흉내낸다.

myoskin